빈티지 세이코 오토매틱 시계

나는 시계에 크게 욕심이 없다.

 

시계가 주는 미적인 요소에 크게 감흥이 없다.

 

이쁜가...? (10,000,000원)

 

시계는 시간을 잘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5만 원짜리 지샥 전자시계가

1000만 원이 넘는 오토매틱 시계보다 정확하다.

 

결정적으로

 

돈이 업ㅅ다

 

하지만 거지인 나도 어느 날 문득 갑자기 시계가 가지고 싶어 졌다.

 

그냥 갖고 싶어 졌음.

 

내가 가지고 싶었던 시계의 조건은

 

1. 오토매틱

2. 전통 있는 브랜드

3. 빈티지 모델

4. 싸고 이뻐야 한다

 

일단 무조건 오토매틱이었다.

 

오토매틱 시계의 무브먼트

 

나한테 시계란 완전히 갬성 ITEM이기 때문에 쿼츠나 전자시계는 용납할 수 없었다.

 

이 중요하다 이말이다.

 

또한 브랜드는 역사와 전통이 있으면서, 저가형까지도 취급하는 브랜드여야 했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브랜드가 내가 알기론 세이코가 있었다.

 

세이코는 쿼츠파동(절대강자 스위스의 시계산업에 귓방맹이를 날린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동양시계의 자존심이라고 불리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난 싼 빈티지 모델을 찾았기 때문에

 

ebay에서 'seiko vintage automatic watch'를 검색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bid를 한 뒤였고

 

$23에 낙찰받았다.

 

23달러에 세이코 빈티지 오토매틱이라니

 

그것도 미키마우스가 그려져 있다니

 

 

나의 조건 1, 2, 3 (+4)에 모두 부합하는 나에게만은 완벽한 시계였다.

 

물론 저가형 세이코5에 들어가는 무브먼츠이지만

 

나한텐 위성에서 다이렉트로 시간을 쏘아주는 세계에서 젤 정확한 시계

아이폰이 있으니까 전혀 상관이 없다.

 

간단한 스펙시트

Movement	SEIKO 6309A
Case	36mm
Jewels	17
Reserve	47h

 

정확한 제조년은 모르겠고 80년대 시계인 듯.

 

암튼 2주 정도 걸려 배송을 받았는데,

 

일단 외관 괜찮고 오차도 별로 없었지만 오토와인딩이 잘 안됐다.

 

한 30분 빼놓으면 멈추는 수준.

 

뒷판을 열어 보니 와인딩해주는 부분이 녹이 슬어 잘 돌아가지 않았다.

 

부산의 유명 시계수리점에 찾아가 보니 장인님께서 녹도 많이 슬어있고,

용두도 제짝이 아니라 다른 게 끼워져있다고 했다.

 

전체 오버홀하면 되는데 그럼 이 시계 산 가격의 몇 배.

 

30년 넘은 빈티지니까...

 

세 달을 고민했던 것 같다.

 

3만 원 주고 산 시계에 오버홀이라...

 

Vintage Automatic Watch를 차기 위한 자는 그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것인가?

 

난 돈 없어서 3만 원짜리 진짜 빈티지를 산 건데??

 

 

 

 

 

 

 

 

 

 

 

 

 

 

 

 

 

 

 

했당 히히

 

너무 맘에 들어 도저히 버리기 아까웠다.

 

시알못인 나는 오버홀이란걸 당연히 첨 해봤고 수리과정을 사진으로 보내주셨는데 넘 신기했음.

 

용두도 제짝에 맞는 걸 찾아주셨고 날짜판이 훼손이 심해서 서비스로 갈아주셨다.

 

역시 장인의 손길이란.

 

아, 시계줄도 가죽줄로 교체했다.

 

SEIKO 6309A AUTOMATIC 80's

 

이것보다 맘에 드는 시계를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