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처음 만진건 21살.
멋있어 보여서 DSLR을 샀다.
펜탁스 무슨 카메라였는데 기억도 나질 않고, 사실 사놓고 별로 찍지도 않았다.
시작부터 비주류 브랜드라니... 휴.
어쩌다가 '중앙일보 대학생 사진기자단'이라는 프로그램을 참여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사진에 관심이 생겼다.
거쳐온 카메라가 워낙 많아서 영 기억이 안나는데,
지금 보니 내 사진보관함의 가장 오래된 폴더의 사진은 소니의 A580이다.
왜 소니를 샀었는지 잘 모르겠다. (두 번째도 비인기 브랜드라니..?)
지금 추측해보면 바디 손떨림방지가 되게 좋다고 생각했나 보다.
당시만 해도 바디 손떨림방지는 거의 소니 (미놀타) 밖에 없었다.
사실 타사 대비 노이즈가 심해서 손떨림방지가 있어도 엄청난 이점은 아니었음.
또 기억나는 건 캐논 바디에 비해서 아주 단단한 만듦새가 특징이었다. 외부로 나와있는 버튼도 무진장 많음
미놀타를 인수한 소니라서 그런지 미놀타의 공돌이 갬성이 잘 녹아들어 있던 카메라였다.
내 사진 아카이브 가장 오래된 날짜에 있는 사진.
그냥 학교 앞 공원에서 찍었던 것 같다.
이거 핸드헬드로 찍은 건가?
뭘 의도한 건지?
흑백 사진이 왜 이렇게 많은지.
삼각대 올려놓고 25s | F8 | ISO100 으로 찍은걸 보니 저 때 기본적인 이론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건 또 뭔?
스쿠터 타면서 찍은 것 같은데
도로교통법 위반이다.
주광에선 꽤 괜찮았다.
지금 봐도 충분한 퀄리티이다.
여전히 뭘 찍은 건진 모르겠지만.
'사진은 빛을 담는 예술이다'
라는 걸 온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나 보다.
카메라 얘기가 너무 없었네.
그렇게 특별한 인상을 주진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카메라라면 다 좋았던 시절이어서 그런가.
오히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평범한 카메라였던 것 같다.
사실 소니 DSLR에 누가 관심이 있을까? 소니가 SLR을 만들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때만 해도 소니 카메라라고 하면 '가전제품' 취급이었다.
지금은 카메라 시장을 제패하고 왕좌로 올라가심.
유럽의 으슥한 구석탱이에서 마약 파티하는 클럽 같지만
광안리 바닷가에서 사람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공연사진이 가장 재미있다. 상업으로 하던 그냥 찍던.
드라마틱한 조명과 무대 연출이 있고, 사람들은 카메라가 보고 있다고 해도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이걸 지금 찍을 수 있을까?
물론 지금 훨씬 깔끔하고, 풍부하고, 있어 보이게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걸 찍을 생각을 가질 수 있을까?
특별한 기타도 아니었고 특별한 공간도 아니었다. 그냥 친구 집 벽에 놓여있던 기타.
친구들이 술 마시고 있는 동안 30분 넘게 혼자 낑낑거리면서 저걸 찍고 있었다.
왜 찍었지?
아니 왜 지금은 찍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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